9. 우리 사회의 수직 무화를 수평 문화로 전환하자
우리나라의 노동 생산성은 매우 낮다. 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평균의 68퍼센트 수준이고 미국의 50.6퍼센트, 독일의 53.4퍼센트에 불과하다. 2,10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로가 가장 일반적인 이유로 제시돼 있고, 선진국에 비해 너무 낮은 서비스 요금 등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런데 몇 해 전 국내의 한 기업에서 근무했던 호주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그 이유를 제시하였다. 그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노동생산성을 기록하는 이유들”이라는 글을 남기면서 한국의 기업과 직장의 수직적 문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 사회는 상명하달의 엄격한 계층 구조와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업무 방식 때문에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 회사들은 솔직하게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서로 토론하는 의사소통 문화가 없다고도 꼬집었다.
이런 수직적 조직 문화는 인재를 떠나게 만든다. 창의력을 갖춘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적응하기 힘들고 또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2016년 입사한 우리나라 대졸 신입 사원의 27.7퍼센트가 1년 내에 퇴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주된 이유가 조직과 직무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업 조직이 아직도 수직적 권위주의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적응을 못하고 떠나고 있다. 이런 문화는 구성원의 창의성을 말살하고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직 문화를 바꿔 직원들의 창의성과 협업 문화를 끌어올린 기업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랭킹 평가를 하여 인센티브를 주거나 해고하였다. 그러다 보니 상사에게 잘 보이려는 사내 정치가 일상화되고 직원들은 구글과 경쟁하는 대신 동료와 경쟁하게 되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의 조직 문화를 과감하게 바꾸었다. 2013년 11월 랭킹 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상사와 직원이 1년에 한두 번 만나 중간 점검을 하는 커넥트 미팅connet Meeting 방식을 도입했다. 물론 이것도 직원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 결과 직원들은 사내 정치에서 벗어나 업무에 집중하게 되었고 창의성과 팀워크도 크게 진작되었다.
수평적이고 유연화 된 조직 문화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마이클 그레고어Michael Gregoire CA테크놀로지스 CEO는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명령과 통제를 기본으로 했던 과거의 리더십은 수명을 다했다”고 지적하였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디어를 얻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소통과 협력이 잘되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수직적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가 될 수는 없다. 더 이상 산업화 시대의 경영 방식과 계층적 조직 문화로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잘 짜인 매뉴얼대로 성실하게 따라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빠른 혁신과 융합이 일상화되는 시대이며, 무엇보다 신속성과 창의성이 요구된다. 모두 갑을 관계와 경직된 계층을 가진 조직 문화에서는 생겨날 수 없는 능력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수평적 조직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 상하급자를 가리지 않고 조직 어디에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얘기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혁신가가 될 수 있고 빠르게 변하는 외부 환경에 민첩하게 대처하여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