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의 「예서」와 「악서」에 개진된 예악사상은 그 어떤 유가 텍스트보다도 더욱 유가사상다운 면모를 간직하고 있다. 분별을 공능으로 삼는 예禮의 외면주의externalism를 조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악樂의 내면주의internalism로 끊임없이 단련시키고 있다. 그래서 질서order를 추구하는 예의 이념이 악의 조화harmony 이념에 의해 긴장성을 늦추지 않을 때 예와 악의 완성이 이루어지는 것임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사마천은 악은 음률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며 그 본질은 사람의 마음이 외물에 감응된 데 있다고 하면서, 악에서 인간 내면의 조화를 추구한다. 나아가 “음이란 사람의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며, 악이란 인간의 윤리를 관통하는 것”이라 하여 악을 통한 치도治道의 원리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예약과 형정刑政은 궁극적으로 한가지므로 민심을 동화시켜 치도를 내는 까닭이 된다.” 그래서 “악을 아는 것이 곧 예에 가까운 것이다. 예악을 함께 얻는 것, 이를 일러 유덕有德이라 한다”고 하여 악을 통한 예의 실현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악은 예와 더불어 치도의 중요한 범주로 내세워졌다. 예와 악은 다시 조화和, 同와 질서序, 異를 대변하는 상관 범주이면서, 거듭하여 인간의 내면과 외면에 기초한 상관 범주로서 그 실현이 촉구되었다.
악은 같음同을 위주로 하며, 예는 다름異을 위주로 한다. 동同한 즉 서로 가깝고 이異한 즉 서로 공경된다. 악이 승하면 흘러 버리고 예가 승하면 떠나 버린다. 악은 내면에서 나오고 예는 바깥에서 지어진다. 내면에서 나오므로 고요하고 바깥에서 지어지므로 문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