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조목에서는 격물이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글자의 순서를 바꾸어서 물격物格으로 쓰고 있습니다. ‘격물’은 사물에 나아간다. 사물에 나아가서 사물의 이치를 궁구한다는 뜻인데, 이게 거꾸로 ‘물격’으로 되면 사물의 이치가 나에게 이른다. 곧 사물의 이치를 내가 이해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면 “사물의 이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 뒤에 앎이 지극해진다(物格而後意誠)”는 뜻이 되겠죠. 결국 사물의 이치를 이해하게 된 뒤에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불선인지 분명히 알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앎이 지극해진 뒤에 뜻이 진실해지고(知至以後意誠)”, “뜻이 진실해진 뒤에 마음이 바로잡힌다(意誠以後心正)”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정심正心’이라고 쓰면 ‘내가 마음을 바로잡는다’는 뜻이 되고, ‘심정心正’이라고 쓰면 마음이 바로 서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