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개의 전주곡 1
― 파도
나는 경주에서 진 파도가 좋다
검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물거품 지친 표정
경주라니
세상의 해변이 좋아 나는 늘 온다
열여덟 개의 전주곡 2
― 비린내와 노린내
비린내 나는 자여
노린내 나는 자여
가슴에 소금을 뿌리고
햇빛을 몸 안에 잘 받아들여라
나무는 함께 새벽의 숲을 이루는구나
우리는 일용할 한 끼가 되어
굴비같이 벌린 서로의 입에
간이 밴 절절한 제 노래를 불러 넣어주자
열여덟 개의 전주곡 3
─ 밤 공연
노래는 안다
밖은 찻길이 아니라
어둠이 깔린 바다임을
곧 문을 밀고 나가면
밤바다 파도의 노래를 만날 수 있음을
바다는 안다
언덕 위 음악당에서 태어나
파도로 퍼지는 노래를
문을 밀고 들어갈 수는 없으나
모든 일은 끝남이 있으니 기다리면 된다고
모든 불을 끄고
달 하나만 밝혀
문밖으로 나서는 일들을 다 비추니
우리도 비로소 옆줄이 다 자란 물고기처럼
기쁨에 겨워 밤바다로 헤엄쳐 흩어지고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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