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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재현
1991년 9월 26일, 애리조나주 오러클에 있는 축구장 2개 크기의 밀폐된 시설에 8명의 사람들남자 4명, 여자 4명이 격리 수용되었다. 그 프로젝트는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라고 불렸는데, 실행 가능한 자급자족적 인간 식민지Viable self-sustaining human colony를 건설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였다. 바이오스피어는 생물권生物圈으로 번역되며, 진짜 생물권―바이오스피어 1Biosphere 1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 형성된 일정한 공간으로, 우리의 삶을 가능케 하는 자급자족적인 생명망web of life을 의미한다. 만약 바이오스피어 2가 성공한다면 다른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길을 열 터였다.
그 계획의 골자는, 여덟 사람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단순화된 생물권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개발자들은 미래 지향적인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 안에, 참가자들이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농업 지역과 함께 열대우림, 안개가 자욱한 사막, 가시덤불, 사바나, 습지, 맹그로브숲, 산호초를 재현했다. 이 서식지는 외부 세계와 완벽하게 격리되었으며 최고의 생태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웬걸, 상황이 의외로 빨리 잘못되기 시작했다.
16개월 후, 바이오스피어 2의 산소 농도는 (대기와 동일한) 건강한 21퍼센트에서 (일부 〈생물권 주민biospherian〉들이 고산병altitude sickness 증상을 보일 정도로) 열악한 14퍼센트로 떨어졌다. 울타리 안으로 반입된 토양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물이 자라기에 충분한 양분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선택된) 유기물이 매우 풍부했었다. 하지만 토양의 미생물이 유기물을 처리하면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CO₂를 축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와 동시에, 식물은 여분의 CO₂를 보상하거나 흡수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생산할 만큼 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여분의 CO₂는 구조물의 콘크리트와 반응하여 탄산칼슘을 형성했는데, 이는 울타리 안의 생명체가 더 이상 탄소와 산소를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장기적으로는 시스템과 그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산소를 추가로 주입해야 했다.
울타리 안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CO₂의 증가였다. 이것은 예언적인 결과인데, 그 이유는 오늘날 지구상의 인류 문명에 대한 주요 위협 중 하나가 바로 CO₂ 증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오스피어 2에서는 대기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도 실패했다. 종種은 예상보다 빨리 멸종했고, 도입된 동물 중에서 실험에서 살아남은 동물은 거의 없었다. 생태계 설계자들은 벌, 나방, 나비, 벌새를 꽃가루 매개자pollinator로 도입했다. 그들은 또한 다른 척추동물 중에서 뱀, 스킹크, 도마뱀, 거북이, 박쥐를 추가했다. 그러나 벌과 벌새는 전멸했는데, 이는 식물이 더 이상 스스로 번식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그러는 동안 광분한 개미와 바퀴벌레를 포함한 엉뚱한 종들이 호황을 누렸고, 나팔꽃이 다른 식물들보다 무성하게 자랐다. 따라서 생물권 주민들은 농작물을 돌보는 데만 절반 이상의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실험이 끝날 때까지 25종의 작은 척추동물 중 6종만이 살아남았다.
바이오스피어 2의 첫 번째 임무는 시작한 지 2년 만에 종료되었다. 1994년에 시작된 두 번째 임무는 겨우 6개월 동안 지속되었는데, 주된 원인은 인간 간의 갈등이었다. 일부 생물권 학자들은 에어 로크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프로젝트의 주요 재정 지원자와 현장 관리 팀 사이의 격렬한 논쟁으로 인해 연방 보안관이 출동하여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림으로써 연구팀을 축출했다.
바이오스피어 2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무엇일까? 어떤 생물권 학자들은 〈자급자족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점을 들어 그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에는 일말의 진실이 있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밀폐된 서식지가 자급자족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바이오스피어 2의 설계자가 구상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태계는 나름의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첫 번째 임무를 수행한 2년 동안 바이오스피어 2는 점액질 더미로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과학은 늘 이런 식으로 발전한다. 우리는 실험하고, 실패하고, 그로부터 배우고,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우리는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경향이 있다. 바이오스피어 2는 비교적 단순한 생태계와 건강한 대기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매우 직설적으로 가르쳐 준, 대담하고 혁신적인 실험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삶을 위해 지구의 생존 가능성을 복제하는 데 실패했다. 이 실험은 지구상의 생명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무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재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본질적으로, 그것이 보여 준 것은 우리의 행성이 기적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전지전능한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든, 초기 별 주위를 돌던 우주 먼지의 물리적 힘에 의해 성장했다고 믿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생성되었다고 믿든물론, 이렇게 믿는 이론 물리학자 그룹도 있다 상관없다. 우리는 시속 10만 7800킬로미터의 우주선을 타고,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서 시간당 82만 8000킬로미터로 이동하는 별 주위를 여행하고 있다. 우리 은하에만 4000억 개의 행성이 있으며, 최소한 1000억 개의 별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지구를 진정으로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생명체다. 지구상의 생명체와 그들의 놀랍도록 뒤얽힌 복잡성은 이류가 알고 있는 가장 위대한 기적이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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