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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의 관점에서 책을 읽는 동아리
다다다
모이는 곳
서울 여러 카페
모이는 사람들
20, 30대 직장인 및 취업 준비생
추천 도서
①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흑인이 앉았다』 (예롱 글·그림 / 뿌리와이파리 펴냄)
②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지음 / 한겨례출판사 펴냄)
③ 『라마와의 랑데부』 (아서 C. 클라크 지음 / 박상준 옮김 / 아작 펴냄)
④ 『걷기의 인문학』 (리베카 솔닛 지음 / 김정아 옮김 / 반비 펴냄)
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 사계절 펴냄취재단 이소현)
독서동아리 ‘다다다’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라는 뜻의 고어인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앞 글자를 따왔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성원 개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책을 읽고 있는 ‘다다다’를 만나봤다.
1인 1색 기획 독서 모임
‘다다다’는 2017년 12월 한겨레출판편집학교의 수강생 중 출판편집자로 취직을 희망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시작된 모임이다. 초기에는 취업 스터디 겸 정보 공유의 성격을 갖고 있었으나, 구성원 중 편집자로 취직하거나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점차 ‘독서 모임’으로의 성격이 굳어지게 되었다. 올해부터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회원도 모집하면서 모임 규모도 확장하고 있다.
‘읽는 책에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는 것’은 독서동아리를 만들 때 회원들이 함께 정한 신조이다. 회원 모두 특정 분야보다는 출판 자체에 관심이 있었기에 분야를 한 가지로 정하지 않았다. 인문, 자기계발, 과학 잡지, 시집 등 가리지 않고 읽었다. 이러한 열린 마음 덕에 동아리 내에서 여러 시도도 가능했다. ‘시’를 주제로 경기도 광명에 있는 기형도문학관을 방문하고 『입 속의 검은 입』을 읽었다. 리베카 솔닛의 『걷기의 인문학』을 읽을 당시에는 망원역에서 출발하여 한강까지 함께 걸으며 토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도서전, 마포 독립 서점 탐방 등을 하며 모임에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
비공개로 운영된 1기에는 매번 모임마다 다른 분야의 책을 읽었다면, 공개 회원 모집을 한 2기에서는 ‘1인 1색 기획 독서 모임’으로 형식을 변경했다. 어느 정도 일관성을 갖고, 한 주제에 깊게 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회원별로 각 1개씩 총 7개의 기획을 정했다. 각자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벽돌책 격파하기’, ‘총선과 한국 정치’, ‘철학은 어떻게 읽히는가’ 등 여러 주제를 선정했다.
인터뷰하러 간 날은 강민형 동아리 대표가 정한 ‘장애학, 함께 하기를 위하여’를 주제로 책을 읽어오는 날이었다. 『어쩌면 이상한 몸』, 『장애학의 도전』,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등 장애와 장애인을 주제로 선정한 책을 읽고 밑줄 그은 부분을 나누고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하린 회원은 “다양한 대상, 그리고 제가 경험하지 못해서 모르는 부분을 더 알고 싶어졌어요. 여러 몸이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이 말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또한 그 영역을 탐구해나가는 ‘다다다’를 대변해주는 말처럼 느껴졌다.
출판계 종사자와 비종사자가 함께
강민형 대표는 출판사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다. 동아리 2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 모임 운영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고정 회원들로만 이뤄진 모임에서 벗어나 모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만남을 위해 공개 모집을 받기 시작했다. 고정 회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선호하는 주제에 1회만 참여할 수 있도록 모임을 개방했다. 결론적으로 책뿐만 아니라 회원 구성도 다양해졌다. 이걸 계기로 동아리의 정체성이 더 선명해졌다.
“출판계 종사자와 비종사자가 함께하는 독서 모임입니다. 출판의 관점에서 책을 살펴보고자 함이 우리 동아리의 특징 같아요. 함께 모여 출판과 편집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별로 없어서 만남이 소중하죠.”
‘다다다’에는 출판계를 지망하는 사람이나 출판계 종사자만 있지 않다. 비종사자들도 독서 모임에 참여한다. 그래서 서로가 더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출판편집자인 강민우 회원은 “일반 독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은 어떤 느낌인지 파악하고, 대중성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비종사자들은 모임을 어떻게 생각할까? 올해 새로운 회원으로 들어온 이미령 회원은 “출판계 종사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독자일 때보다 더 섬세하게 책을 바라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더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서로가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출판계 종사자들은 주로 책과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물어봤다. 내용뿐만 아니라 띠지부터 레이아웃, 그리고 디자인 등등 책의 내용과 함께 물성도 보고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인터뷰 날에는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리커버판과 초판본을 가져와서 디자인을 비교해보기도 했다. 교열에 관한 토론도 이뤄진다. 책을 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1인 1색 기획 독서 모임’과 더불어 ‘신간 읽기 모임’도 진행 중이다. 신간 중 회원들의 추천과 투표로 선정된 책을 읽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출판계 종사자들은 출판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해서 취향에 안 맞더라도 어느 정도 강제성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 물론 투표 방식이라 기본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들이 선정된다. 최근 한국 출판계에서도 SF소설이 주목받는 추세라, 얼마 전에는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위해 ‘다다다’와 세 시간을 함께 했다. 두 시간 모임이 진행될 동안에는 열심히 듣고 있었지만, 비회원인 사람도 책만 읽어온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다. 게다가 현직 종사자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흔한 일은 아니다. 출판계 종사자와 비종사자가 함께하는 독서 모임 ‘다다다’에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의 주소에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www.instagram.com/dadada_bookclub
★취재단 이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