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책 읽는 놀이터’
모이는 곳 _ 부산시 부산진구 티카페예원
모이는 사람들 _ 대학생, 직장인 등
추천도서
1. 모순 (양귀자 지음, 쓰다 펴냄)
2.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범우 펴냄)
3. 청춘의 독서 (유시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4.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작가정신 펴냄)
5.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다산책방 펴냄)
우리는 지금 디지털 세계에 살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전문가들은 종이신문과 종이책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이 신문 보급률이 떨어지고 이북E-book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종이신문과 종이책은 건재하다. 디지털세계에서 아날로그가 더 사람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것. 그 아날로그의 중심에 책이 있다는 것. ‘책 읽는 놀이터’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책 읽는 놀이터’를 운영하는 김나연 대표는 “꼭 밥을 먹고 술이 곁들여져야 친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도 충분히 소통하고 교감하며 그 이상으로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말했다.
이처럼 ‘책 읽는 놀이터’는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노는 곳이다. 같이 밥도 먹고 때로는 술도 곁들일 수도 있지만 운영되는 지난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밥을 먹거나 뒤풀이한 적이 없다. 오롯이 책에 집중하고 책으로 소통한다. 그렇다고 절대 그들이 친하지 않거나 분위기가 어색한 것은 아니다.
김대영 씨는 “이전에 나갔던 독서 모임은 항상 모임 후 유흥이 있어 가끔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런 모임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책 읽는 놀이터’는 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더 좋았다”며 이 동아리를 선택한 이유를 들려주었다.
처음 모임을 만들 때부터 고민이 많았었다는 김나연 대표는 독서 모임에 관심이 생겨 알아보다가 평일 모임이 잘 없어 직접 만들게 되었다며 주말은 부담스럽고 하교 후 또는 퇴근 후 가볍게 2시간 정도 무언가 하고 싶은 사람들과 책을 통해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책으로 노는 진짜 놀이터 같은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주변에 독서 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갑자기 독서 모임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꾸준히 오랫동안 이어나가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했고 그래서 더 ‘책 읽는 놀이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김나연 대표가 오랫동안 고민을 했던 시간이 빛을 발해서일까. 회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만족도도 높아지고, 분위기도 좋아지는 등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모임원의 추천 책에서 의견을 나눠 책을 선정하고, 서로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공유하고 질문지를 작성하여 토론시간에 질문을 나눠보기도 하고 ‘책 읽는 놀이터’만의 시스템으로 잘 자리 잡아 나가고 차분히 성장해가고 있었다.
특히 ‘책 읽는 놀이터’에는 직장 등의 이유로 타지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도 함께 즐길 기회도 가지고, 더욱 풍성한 독서 모임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정수영 씨는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책을 읽곤 했다. 심심할 때 언제든 찾게 되는 것이 책이지만, 이렇게 독서 모임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견문을 넓힐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으로 또 다른 문화 활동도 함께할 수 있어 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매주 모임을 하다 보니 대학생, 직장인 모두에게 매주 1권의 책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영화를 선정하여 책의 연장선상인 영화라는 시각적인 장르를 통해 좀 더 폭넓은 상상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영화토론 외에도 피크닉 독서 토론과 같이 공원에서 독서 토론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 저녁이라 너무 추워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특별했던 추억이라고. 앞으로도 ‘책 읽는 놀이터’는 이런 색다르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7개월 차에 접어든 신생 동아리지만, 대화의 깊이나 생각만큼은 오래된 동아리 못지않은, 진짜 책으로 노는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진정한 그들의, 그리고 책으로 노는 놀이터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책 읽는 놀이터’에 함께하며 책 읽는 즐거움은 느껴보길 희망한다.
★ 작성자: 청년취재단 임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