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술 마시기
8월이다 난 여섯 달 동안
책 한 권 읽지 않았다
콜랭쿠르가 쓴 『모스크바 철수』 정도 말고는.
그래도 난 행복하다
형제와 함께 차를 타고
올드크로를 병째 들고 마시며.
딱히 가자고 마음에 둔 곳도 없다
그저 차를 몰 뿐.
한순간만 눈을 감아도 난
길을 잃을 거야, 하지만 난 기꺼이
이 도로변에 누워 영원토록
잠들 수 있다.
형제가 팔꿈치로 나를 찌른다.
이제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다.
운
난 아홉 살이었다.
평생을 술 근처에서
살았다. 내 친구들도
마셨지. 하지만 걔들은
술에 지지 않았다.
우린 담배, 맥주에
여자애들 두엇을 데리고
아지트로 가곤 했다.
그러고는 싱거운 짓을 하는 것이다.
어떤 때는 정신을 잃은 척해서
여자애들이 너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그애들은 네가 거기 누워서
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동안
네 팬티 안에 손을 넣기도 했고,
아니면 자기들이 뒤로 기대서
눈을 감고,
아무데나 만지게 해주기도 했다.
한번은 파티에서 아빠가
오줌을 누러
뒤쪽 포치로 나왔다.
우리는 전축 소리 너머로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고,
사람들이 둘러서서 웃고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빠는 오줌을 다 눈 뒤
지퍼를 올리고, 별이 가득한 하늘을
한동안 올려다보다가―그때는
여름밤에는 항상 별이
많았다―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애들은 집에 가야 했다.
나는 그 아지트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밤새 잤다.
우리는 입술에 키스를 하고
서로를 만졌다.
아침이 다가오며
별들이 빛을 잃어가는 걸 봤다.
어떤 여자가 우리집 잔디밭에서
자고 있는 것도 봤다.
나는 그 여자의 치마를 들춰봤고,
그런 뒤에 맥주를 한 캔 마시고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친구들, 난 이런 게 사는 거라고
생각했다.
집안에는, 누군가가 겨자가 담긴 병에
담배를 눌러 꺼두었다.
나는 병째 술을 들이켰고,
이어서 따뜻한 콜린스 칵테일을 한 잔,
그리고 또다시 위스키를
마셨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운이 좋군. 나는 생각했다.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여전히
아무도 없는 집, 아무도 돌아오지 않아
내가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는 집을 위해
친구들, 사랑,
별빛 가득한 하늘을
포기하고 싶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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