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에 올라온 도서관 관련 의견들
![]()
국민주권정부의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
국민주권정부를 이재명 정부는 출범하자 적극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과의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국민의 정책 제안과 토론을 위한 공간’으로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의 광장’은 “모든 국민과 정부가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동아일보」 2025.6.25. 기사 참고] 이 플랫폼을 통해 국민 누구나 6월 18일부터 7월 23일까지 기간 동안 정책 제안을 제출하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7월부터는 강원권, 경상권, 충청권, 호남권 등 4개 권역에서 ‘찾아가는 모두의 소통 버스’가칭를 운영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정책 제안 인증샷’, ‘정책제안 함께 런RUN’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 개개인이 정부가 추진해야 할 국가 정책 제안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모두의 광장’이 의미있는 정책 제안 창구가 되고, 정책기획위원회 검토나 사회적인 토론을 통해 꼭 필요한 정책이 선택되어 잘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모두의 광장’에 제출되는 제안들은 ‘모두의 제안’에 올려지는데 현재2025.6.30. 11:003,021건의 제안이 올라와 있다. 매우 다양한 주제와 내용의 제안이 올라오고 있는데, 혹시 그 중에 도서관에 관한 제안들은 어떠한가 살펴봐야겠다 싶었다. 그런 제안들에 대해 도서관계가 적극 관심을 가지고 왜 그런 과제가 제기되고 있고, 내용의 정확성이나 대안의 적절성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면 어떨까? 필요한 정책과제라면 제기된 과제에 대해 시민과 함께 토론하고 더 정확한 정책 제안으로 정리해 국정기획위원회나 정부 부처 등에 제출해 적극 채택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 ‘모두의 광장’ 중 도서관 관련 정책제안 내용 화면(2025.6.30. 11:00) |
‘모두의 광장’에 제출된 정책제안 중 도서관 관련은?
‘모두의 광장>모두의 제안’에는 도서관 관련 정책제안이 제출되었을까? 2025년 6월 30일 11시 현재 ‘도서관’을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모두 20건의 정책제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건 제안을 추천수로 보면 다음과 같다. 제안은 도서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붉은 색으로 표시도 있고, 제안 내용에서 도서관을 언급한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
여러 제안 중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선 “공공도서관 야간 근무 계약직에 대한 해고를 멈춰주세요”라는 제안은 2007년부터 정부가 추진해 온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사업’과 관련한 것이다. 정부가 일부 공공도서관을 선정해서 필요한 사서 등을 채용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5년에는 지방단체경상보조보조율 50% 형태로 255억 5,400만원 예산을 지원해 627개관에서 1,275명을 채용계획이므로 실제 도서관 수나 채용 인원은 다를 수 있음해 해당 도서관에서 13시부터 22시전일제 근무, 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하는 형태다. [문화체육관광부 사업개요 문건 참고. 현재 문체부 홈페이지에는 2013, 2016, 2018~2025년 사업 관련 문서가 공개되어 있음] 매년 1년 단위로 추진하다보니 채용된 분들은 늘 고용 불안에 처해 있다. 도서관 입장에서도 비록 계약직으로 채용한 인력이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업무는 정규직 사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들의 고용 불안정이 도서관의 인적 서비스가 불안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용하는 시민과 도서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계속해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를 이제는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정된 기간만 지원하고, 각 도서관에서 시행해 본 결과 개관시간 연장의 효과가 분명하다면, 그 다음부터는 운영주체지자체나 교육청가 필요한 인력을 정규직 인력 확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규직 인력 확충 방안을 모색해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와 적극 협의해서 실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공도서관 사서 처우 개선 & 독서실(학습실) 따로 건립” 이슈는 경기도서관 건립과 관련해서 사서 출신 도서관장 배치 확대와 사서 승진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것이다. 공립 공공도서관 사서직 공무원의 승진 적체 현상은 현장에서는 오랜 과제이다. 사서직이 행정직권 내 소수직렬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일 수도 있다고 해서 이제는 도서관 전문가로서 행정직에서 분리해 전문직군으로 독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런 제안과 함께 도서관이 공부방으로 인식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인 학습 수요는 도서관과 별도로 독서실 시설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도 “도서관, 개인학습공간을 넘어 시민이 탄생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2025.2.5. 이용훈의 도서관통신 72]라는 글을 통해 유사한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제 이 이슈에 대해 명확한 사회적 입장 정리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도서관 현장에서 제기되어 온, 어쩌면 도서관과 관련해서 가장 사회적 논의와 결심이 필요한 과제이기에, 이참에 도서관계가 더 적극 나서서 논의를 주도해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제안자가 ‘이재명 대통령님께서도 당선 전, 자신을 키운 것은 도서관과 책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광화문에 한글 24자를 딴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뜻을 밝히신 것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는데, 사실일까 궁금하다.
“국공립대 도서관 개방”도 주목해야 한다. 제안 내용은 국공립대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사실 이미 여러 국공립대가 도서관을 일부 개방하고 있는데, 우선 정확한 현황 파악이 필요할 것 같다. 관련해서 정리된 내용은 없지만 일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학술정보통계시스템’에서 확인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통계 항목 중 ‘이용 및 이용자’ 항목에서 가능할까 싶었는데, 실제 통계조사에서는 평생교육원 등 단기강좌 수강생과 지역주민은 포함하지 않으나, 도서관 LAS시스템에 입력되어 대출 권한이 있는 이용자와 도서 대출이 가능한 졸업생, 휴학생과 부설기관전산원 등의 학생은 ‘기타’에 입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혹시 이용자 구분에서 ‘기타’에 이용자수가 있다면 그 도서관은 지역주민에게도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2024년 61개 국공립 대학도서관에서 11곳은 ‘0’명이고 나머지 50개 대학도서관은 최소 26명에서 최대 66,441명까지로 나타나고 있으니, 꽤 여러 국공립 대학도서관이 지역주민에게도 일부 서비스를 개방하고 있다고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대학도서관 개방을 요청하는 이유가 전문적이거나 풍부한 장서 이용이나 프로그램 참여가 아니라 시험공부를 위한 열람석 이용을 위한 것이라면, 대학도서관 개방 문제를 다르게 생각해 볼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사회적 논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신문」 2003.11.15. “대학가의 도서관 개방 논쟁; 대학도서관, 공공성이냐 재학생 권리보호냐” 기사 참고] 물론 요즘의 대학과 도서관 상황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으니 사회적 논의의 내용과 수준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제대로의 상황 파악과 사회적 논의가 다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형 거대 AI구축을 위한 역사 자료 정리 필요”하다는 제안도 흥미롭다.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을 고려한다면, 그것을 위해 도서관도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실제로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안자도 IMF 시대 김대중 정부가 정보화 사업을 적극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도서관 정보화 수준이 급격하게 향상되었던 것처럼, 이번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가는 초기에 국립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전국 모든 도서관들이 참여해 자신들이 가진 많은 자료나 데이터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그것으로 인공지능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국민이 직접 제안하는 온라인 국민참여의 장인 ‘소통24’를 개설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정부시책이나 행정제도, 운영 개선과 관련하여 제안을 올리고 토론을 통해 그 중 30일 내 30명의 공감을 얻은 제안은 행정안전부와 각 부처 검토심사를 통해 정책반영을 추진한다, 약 2만 건 정도의 제안 중 1,366건은 행정안전부 등의 검토를 거쳤거나 진행 중이고 그 중 실제 정책에 반영된 제안은 99건이라고 한다. 이전 정부 ‘소통24’에 올라온 정책의견 중 도서관 관련 또는 과제 내용에 도서관이 포함된 제안은 아마도 236건 정도데, 대부분은 토론 과정에서 더 진행되지 않고 검토가 중단되었는데 그 중 4건 정도가 제안 숙성 단계에서 숙성 단계까지 진행되었으나, 이 또한 모두 당시 이미 일부 부처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서 더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소통24’ 중 혁신제안톡 화면 (2025.6.30. 11:00) |
도서관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에 호응해 도서관계가 스스로 개혁에 나서길
‘모두의 광장’에 올라온 시민의 목소리와 그것에 주목할 새 정부나 기획정책위원회를 지켜보면서, 이제 도서관계가 먼저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변혁을 만들어내면 좋겠다!
“비극은 늘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 외부에서 힘을 빌려오는 경우는 늘 외부에 종속된다. 그런 경우는 자기일 수 없다. 외부의 힘에 따르고 적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적응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새로운 상황을 창조함으로써 스스로 그 주인이 되는 것이다.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적인 자기로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구본형, 「떠남과 만남」(2000, 생각의 나무)]
‘모두의 광장’에 올라온 도서관 관련 제안 이외에도 국가 발전과 민주적 지역사회 만들기, 시민의 성장과 행복에 도서관과 사서로서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도서관 발전에 필요한 요구와 함께 사회나 시민들이 바라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의미있게 기여할 책무가 있음을 인정하고 실천에 나설 의지도 함께 가져야 한다. 더 늦지 않게 도서관이 사회적 기관으로서 지금과 미래의 시대에 살아있을 수 있는 의미를 직접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물론 국민제안 중 도서관 관련 제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잘 검토하고 적극 챙기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같은 일상 조직과 긴밀하게 협력해서 심도있게 검토하고 대안을 확정해서 시행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도서관계가 우선적으로 자체적으로 잘 정리해서 기획정책위원회 등과의 공식적 차원의 논의자리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 2025년 7월 1일자 「한국독서교육신문」에 기고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