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7

2025년 한 해 각 도서관의 업무계획은 무엇인가?

저자소개

이용훈
한국도서관사연구회 회장. 도서관문화비평가.


2025년이 시작된 지도 한 달여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1월 29일은 단기 4358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본격 시작되는 설날이다. 어쩌다 보니 이번 1월 중에 두 번의 새해를 맞는다. 가끔은 이제는 그냥 우리의 설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설 명절을 맞아 비로소 새해 인사를 전한다. 올 한 해 복 많이 짓고 두루 나누는 행복을 더 많이 짓는 날들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도서관 분야도 2025년 업무 추진계획을 적극 공개하자


한 해를 시작하면 각자 다양한 결심이나 계획을 세운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까운 이들에게 계획을 밝혀 실천 의지와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각종 단체 등도 한 해의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고, 이를 발표한다. 관계자나 이해당사자들이나 소비자는 물론 누구라도 이러한 계획을 알고 이해하고 동참하거나 건전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도서관 분야는 어떨까? 늘 시민들 가까이에서 평등하고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도서관들도 2025년 한 해 충실한 계획을 세우고, 관련한 예산을 확보해 잘 추진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과연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이나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올 한 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언제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지 등이 담긴 한 해 운영계획이 얼마나 공개되고 있는지를 따져보면, 다소 아쉽다 할 수밖에 없다.


우선 국가나 지역 단위에서의 도서관 정책이나 활동 계획이 대체로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해서 개별 단위 공공도서관 등에서도 자신들의 한 해 계획을 적극 시민들에게 알리는 경우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도서관법」제15조동법 시행령제9조, 제10조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매 5년마다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고,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단위로 매년 추진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국가도서관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다. 「도서관법」제54조에 따라 이렇게 확인된 해당 연도 시행계획과 전년도 추진실적을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에 보고되었을 내용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공공도서관은 법률에 따라 도서관운영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 하고, 위원회는 기본적으로 해당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기본계획 등을 심의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도서관 관련한 계획이나 성과가 제대로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참고로, 경상북도교육청 청송도서관은 도서관 홈페이지에 ‘2024년 청송도서관 주요업무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다른 도서관들도 이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그리고 공공도서관 등 도서관계 모두가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자신들의 한 해 업무나 활동 추진계획을 적극 공개하길 기대한다. 이때에는 추진계획에 수반되는 운영 예산, 특히 시민들 입장에서 관심이 클 자료구입비나 프로그램 운영비 예산도 포함해서 공개하면 좋겠다. 도서관 스스로 당해연도 업무계획을 선제적 공개한다면 도서관 활동에 대한 강력한 시민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며, 시민의 지지는 도서관 활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시민들도 살고 있는 지역 또는 이용하는 도서관이 올 한 해 어떤 목표와 서비스를, 얼마의 예산 등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직접 챙겨보시기를 바란다. 권리는 찾는 사람에 의해서만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차원의 도서관 계획


국가 차원에서의 도서관 관련 정책은 정책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주로 담당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경우 1월 10일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 한 해 어려운 민생에 문화로 희망을 주고 세계를 잇는 문화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제시한 핵심 추진 과제 중에는 도서관 관련한 언급은 특별히 없다. 권역별 문화시설 거점을 확대한다고 했는데, 대부분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련 내용만 언급하고 있다. [보도자료(2025.1.10.) 참고] 부처 차원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주요정책>업무계획>업무계획’ 게시판에 2025년을 포함한 연도별 업무계획이 게시되어 있다. 2025년 업무계획 중에는 도서관 관련해서는 문화시설 건립 내용 중 ‘국립장애인도서관 독립청사 건립;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25년’과 ‘국가문헌보존관 건립’28년/평창’이 언급되고 있다. 광복 80년 등을 계기로 도서관 등에서도 문화행사가 다수 추진될 예정인 듯하다. 장애인 접근성 제고를 위해 도서관 등의 장애유형별 맞춤형 안내점자, 수어 등도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물론 도서관과 관련한 계획이 여럿 있을 텐데, ‘주요정책>분야별 정책>문화예술’ 게시판에 ‘2025년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 지원 사업개요’ 딱 한 가지 사업에 대한 자료가 공개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국가도서관위원회는 어떠할까? 앞서도 말한 것처럼 국가도서관위원회는 「도서관법」과 동법 시행령 등에 따라 매년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에 따른 다음 연도 시행계획을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아 이를 종합해 매년 12월 31일까지 다시 이를 제출한 곳에 통보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국가도서관위원회 홈페이지 ‘주요정책>시행계획’ 게시판에는 2023년도 시행계획까지만 공개되어 있다. 이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4월 초까지 근 2년여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2024년 4월 이후에는 제8기 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으니, 법률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로부터 2025년 시행계획은 제출받아 종합했을 것이다, 2025년을 맞아 공개된 윤희윤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의 신년사에 따르면 법률에 따라 지난해 9월에 ‘2025년 도서관발전종합계획 시행계획 수립지침 확정·통보’했다고 한다. 그리고 10월 30일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24~2028) 2025년도 시행계획 작성 설명회’를 개최한 것도 사실이다. 위원회는 종합한 2025년도 시행계획을 「도서관법」제54조에 의해 지체없이 국회에 보고했을 것이다. 물론 법률에 따라 지난 해 12월 말까지는 각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지자체에 종합한 2025년 시행계획을 통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도서관위원회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2024년도 시행계획과 함께 2025년 시행계획도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2025년 시행계획 내용이 궁금하다.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윤희윤 위원장의 2025년 신년사 (편의상 국가도서관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그림파일을 내려받아 둘로 나누어 재배치했음)


참고로 윤희윤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2025년도 신년사에서 위원회는 2025년 한 해 “도서관계 현안에 집중하는 동시에 외연을 사회로 확장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도서관 생태계를 위협하는 지적자유 침해 등에 대응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논리를 확보하고 국회나 도서관 대표단체, 시민사회 등과의 공론화를 거쳐 관계 법령 보완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광역도서관위원회광역대표도서관 포함와의 권역별 간담회 또는 도서관 정책세미나를 통해 더욱 밀착해 지방소멸 위기 대응, 지역활력 촉진, 지역공동체문화 조성에 기여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시행’하겠다고 한다. 또한 ‘도서관의 외연을 지식문화생태계로 확장해 출판계, 독서계와 연대하는 방향으로 책·독서·도서관의 중요성 및 가치를 설파하기 위한 대토론회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올 한 해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이러한 계획을 충실히 수행해 지식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도서관, 사회로부터 지지를 받는 도서관 생태계를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 


참고로 도서관에서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길 위의 인문학 및 지혜학교’와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은 근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현재 ‘2025년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 공모는 진행 중이다. ‘길 위의 인문학 및 지혜학교’ 사업은 예년 경우를 고려하면 아마도 3월 중 공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도서관들의 2025년 한 해 업무추진계획


2025년을 시작하면서 종종 언론에서 몇몇 도서관의 한 해 계획에 대해 보도하였다. 우선 가장 중요하게는 국가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2025년 한 해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국립중앙도서관은 2025년 한 해 ‘국민의 지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서관’을 목표로 11개 핵심 과제를 설정하고, ▲새로운 유형의 국가지식자원 수집 확대,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및 제공 강화, ▲취약계층을 위한 독서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세미나등 여러 기념행사를 준비한다고도 한다. [보도자료(2025.1.23.) 참고]


국립중앙도서관 소속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래를 열어가는 국가대표도서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차별 없는 평등한 독서환경 조성’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4가지 큰 틀 아래 모두 12가지 제를 설정해 적극 추진하여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2025.1.22.) 참고] 그런데 같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속인 국립세종도서관은 별도로 2025년도 사업추진계획을 밝히지는 않은 것 같다.


2019년 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이 문화체육관광부 1차소속기관이 된 국립장애인도서관은 2025년 들어 별도로 종합적인 업무추진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자료 무료배달 서비스인 ‘책나래 서비스’의 2024년 운영 실적을 밝히면서 2025년에는 우편료 예산 추가 확보로 참여도서관을 확대하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임을 밝히기는 했다. [보도자료(2025.1.10.) 참고]


또 다른 국가도서관의 하나인 국회 소속 국회도서관도 1월 22일 우원식 국회의원에게 다른 소속기관들과 함께 2025년도 업무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회사무처나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는 별도로 보도자료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각 기관의 2025년도 업무추진계획을 밝혔는데, 국회도서관은 업무계획 내용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사법부의 국가도서관인 법원도서관도 별도로 2025년도 업무추진계획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단위 2025년도 도서관 관련 업무추진계획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의 도서관 관련 업무추진계획은 국가도서관위원회에 이미 제출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이를 공개하면 시민들도 그 내용을 어렵지 않게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곧 공개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각 광역자치단체 또는 광역대표도서관, 기초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2025년 업무추진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한 경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살펴본 몇몇 지역 또는 도서관이 밝힌 2025년도 운영계획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부산도서관부산광역시 광역대표도서관은 ‘2025년 비치희망도서 운영 및 처리 일정 안내1.21.만 공지한 상태다. 경기도 경우에는 올해 광역대표도서관 등 11개 공공도서관을 새롭게 개관하고, 도비 205억 원을 투입해 16개 공공도서관 신규 건립과 리모델링 사업을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2025.1.23.) 참고] 경상남도교육청은 ‘2025. (경상남도교육청 공공도서관) 도민과 함께하는 협력적 독서문화 조성 추진 계획’을 작성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도민 체감형 지식정보서비스 제공, 도민과 함께 성장하는 독서운동 전개, 공공도서관 독서환경 기반 조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공도서관 경쟁력 강화‘ 등 4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남구 구립도서관은 ‘2025년 연간 운영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역주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도움을 주기 위해 전자책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의 주민 체감형 지식정보서비스”와 “아이와 어른 모든 세대가 도서관을 친근하게 이용하며, 책과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뉴스앤투데이」 2025.1.19. 기사 참고] 성남시 중원도서관은 2025년에는 이용자 맞춤형 지식정보서비스 제공과 지역 주민의 독서 생활을 적극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1억 6천만 원 예산을 투입해 약 1만 여권의 신규도서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보도자료(2025.1.22.) 참고] 경상북도교육청 울주도서관은 홈페이지에 간략한 그래픽 형태로 ‘2025년 주요 업무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광역대표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은 「도서관법」제35조제2항, 제3항에 따라 도서관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하고, 이 운영위원회는 도서관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상북도교육청 소속 청송도서관은 1월 23일 도서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2025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한다고 한다. [「경북신문」 2025.1.22. 기사 참고] 이처럼 아마도 전국 거의 모든 공공도서관은 연말 또는 연초에 운영위원회를 열고 해당 연도 도서관 운영 계획을 심의할 것이다. 이때 심의한 내용을 즉각 빠짐없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 측에서는 별도의 작업 없이도 심의 내용을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기사 이후 추가할 이야기]


1. 공공도서관 통계, 기초자치단체 단위까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2024년 기준, 2025년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일정을 공개하고 본격 시작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공지2025.1.17.에 따르면 1월 20일부터 2월 14일까지 「도서관법」에 의한 공공도서관 1,292개관조사기간 중 신규 개·폐관 신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대상으로 9개 영역(기본정보 / 서비스 협력 현황 / 소장자료 / 시설 및 설비 / 직원현황 / 예산 / 이용 및 이용자 / 지식정보 취약계층 서비스 / 어린이 서비스)의 도서관 현황2024년 1년 기준 실적 및 현황을 조사한다. 조사결과는 4월 말 공표 예정이다. 


2024년 한 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과연 어떻게 운영되었을까, 통계 조사 결과가 궁금하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