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과 우연성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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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란 과거의 여러 사건이 우연적으로 어떤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자신의 인생의 알 수 없음은 과거의 여러 연결의 우연성 때문입니다.
지금 내게는 이것이 중요하다든가, 이것이 무섭다든가 하는 것이 있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은 그때 저런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되돌아볼 때의 그 만남은 우연한 것일 뿐이며, 그리고 그것이 깊이 몸에 새겨져 버렸다는 것일 뿐이며, 그 ‘운명’에 의미는 없습니다. 우연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전혀 영문도 모르고 자신의 인생의 방향이 잡혀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의식의 표면에서 반드시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로 만듦으로써 살아가는 것인데, 그 이면에는 그 자체일 뿐인 사건들의 연쇄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에 직면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무섭기 때문에 사람은 다양한 서사적 이유를 붙입니다. 그러나 정신분석의 식견에 따르면 바로 그런 서사적 이유 붙이기에 의해 증상이 고착화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무의식 속에서 요소끼리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탈의미적으로 구조분석을 함으로써 비로소 증상이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 지바 마사야, 『현대사상 입문』, 김상운 옮김, 아르테2023, 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