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디자이너 출신 40대 소설가, 데뷔작으로 부커상 수상읽음

김윤나영 기자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데뷔 소설 ‘셔기 베인’이 19일(현지시간) 부커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데뷔 소설 ‘셔기 베인’이 19일(현지시간) 부커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미국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였던 40대 소설가가 데뷔작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영예의 주인공인 작가 더글러스 스튜어트(44)는 평론가들에게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를 연상시킨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32번이나 출판이 거절되는 굴곡을 겪었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부커상 심사위원회가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자전적 데뷔 소설 ‘셔기 베인’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설은 1980년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주인공 셔기의 성장기를 다뤘다. 경제적으로 황폐했던 마거릿 대처 총리 시대의 글래스고에서 성소수자로 살았던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수상 소감으로 “어안이 벙벙하다”고 밝힌 스튜어트는 이 소설을 16살 때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 곳곳에서 내 어머니가 있다”면서 “어머니가 없었다면 나와 내 작품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스튜어트는 런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24세 때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바나나 리퍼블릭 등 유명 패션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작가로 데뷔했다. 그러나 10여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셔기 베인’은 32번이나 출판사의 거절을 당했다.

스튜어트는 “출산사들은 책이 훌륭하다고 평가했지만, 독자들과 연결해주지 않으려 했다”면서 “당시 스코틀랜드 노동자의 삶을 어렵게 느끼더라”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수상을 “우리가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들을 수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심사위원장인 마거릿 버스비는 “이 책은 친밀하고 매력적이며 도발적이지만, 주인공 셔기의 급성장하는 섹슈얼리티와 모자 사이의 복잡하지만 사랑스러운 관계에서 오는 희망도 담겨 있다”면서 “심사하는 동안 이 책이 고전 반열에 오르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찰스 디킨스를 연상시킨다는 호평도 나왔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수상자 선정에 어려움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 간 평가가 엇갈리면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Girl, Woman, Other)이 공동 수상했다.

스튜어트는 상금 5만 파운드(약 7400만원)을 받는다. 1969년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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