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서 응원한다”…'김지은입니다' 주문의 이유

최민지·배문규·이창준 기자
“읽어서 응원한다”…'김지은입니다' 주문의 이유

주부 김희연씨(39)는 최근 책 <김지은입니다>를 주문했다. 육아로 바쁜 가운데서도 책을 읽곤 하는 그에게 이번 책 구매에는 다른 의미가 있었다. 김씨는 “명백한 성범죄자이며 관련 범죄로 민사소송 중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대통령이 공식 조화를 보내고 많은 정치인이 조문하는 것을 보며 홀로 싸우는 듯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낄 김지은씨에게 연대한다는 의미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하며 ‘미투 운동’에 불을 붙인 김지은씨의 책 <김지은입니다>를 구매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8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시태그 ‘#김지은입니다’를 달고 책 구입을 인증하는 게시물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지은입니다>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가 2018년 3월5일 성폭력 피해를 세상에 알리고 2019년 9월9일 대법원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까지 544일간의 기록이다.

계기가 된 것은 지난 5~6일 치러진 안 전 지사의 모친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직함이 찍힌 조화를 빈소에 보냈고, 이낙연 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안 전 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이 공식 직함을 건 조화를 보내거나 조문 장면을 공개하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안 전 지사의 여전한 ‘위력’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피해자인 김씨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누리꾼들이 나섰다. 김씨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며 책 여러 권을 주문해 원하는 이들에게 나눠주거나 가까운 도서관에 이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하겠다는 게시물도 다수 올라왔다. 30대 자영업자인 이경숙씨도 출간 당시 샀던 책의 사진을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그는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두렵거나 괴로워하지 않길 바라며 책 사진을 올렸다. 그에게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지은입니다>를 펴낸 출판사 봄알람의 이두루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전 지사의 모친상 조문 관련 기사가 나간 뒤 이틀 동안 나간 책이 지난 5월과 6월 두 달간의 출고분을 합친 것만큼 많다”고 말했다.

<김지은입니다>는 주요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전날 기준) 순위에서 <김지은입니다>는 6위에 올랐다. 사회과학 서적 중에서는 1위다. 교보문고 인터넷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도 이 책은 순위가 7계단 오르며 가장 많이 팔린 정치·사회 분야 도서가 됐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