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장관,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가 책 검열에 "오웰리언적 움직임" 비난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미 국무장관,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가 책 검열에 "오웰리언적 움직임" 비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홍콩 당국이 공공 도서관에 비치됐던 민주화 운동가들의 저서의 대출을 막고 홍콩보안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데 대해 ‘오웰리언(Orwellian·전체주의적인)’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의 자유 홍콩 파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홍콩 당국은 중앙 정부에 국가안보처를 설치하고, 도서관 서가에서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책들을 제거하기 시작했으며, 정치 구호를 금지하고 학교들에게 검열을 하도록 요구하는 오웰리언적 움직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웰리언이라는 단어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국가가 인민들의 언어는 물론이고 사고까지 철저히 통제하고 감시하며 이를 벗어날 경우 처벌하는 가상의 사회를 묘사한 이후 전체주의 국가 또는 전체주의적인 사고나 행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까지 홍콩은 독립적인 법의 지배 아래 사상의 자유와 자유 언론 때문에 번영했다”면서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중국이 반복적으로 (홍콩 반환에 관한) 중·영 공동선언의 의무들을 부응하지 않고,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최근의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은 지난 1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홍콩 내 공공도서관에서 조슈아 웡(黃之鋒)의 저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등 홍콩 민주화 인사들의 책 최소 9권이 압수돼 대출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공공도서관을 관장하는 홍콩레저문화사무처는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라 일부 서적의 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각종 ‘반정부 메시지’가 검열 대상에 올랐다. 홍콩 경찰은 식당 벽에 손님들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써서 붙인 포스트잇도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틴 지역의 구의원인 레티샤 웡(黃文萱)은 홍콩 시위대가 외쳐온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어놨다가 경찰로부터 “국가분열을 주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위법”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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