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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人 3色 글쓰기 비밀…책으로 읽는다

김슬기 기자
입력 : 
2020-07-06 17:33:32
수정 : 
2020-07-06 20: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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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듯·적절한 단어 구사…
메리 파이퍼·강원국·강창래
베스트셀러 작가가 알려주는
글쓰기 비밀 신작 잇단 출간
사진설명
"좋은 글은 심리치료처럼 마음의 풍경을 바꾸고, 마침내 세상의 풍경을 바꿉니다." 메리 파이퍼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시인이자 원예사인 트와일라 한센이 토지 소유자들을 향해 "우리 세대에서는 볼 수 없겠지만 우리 손자 세대는 아름다운 녹음을 누릴 수 있도록 나무를 심으라"고 격려한 기사를 읽고 플라타너스 묘목을 샀다. 글쓰기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뭘까.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가 자신을 바꾼다. 글쓰기의 효능을 믿는 작가들의 글쓰기 에세이가 연이어 출간됐다. 최근 출간된 3권의 책, 메리 파이퍼의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티라미수더북), 강창래의 '위반하는 글쓰기'(북바이북),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위즈덤하우스)는 글쓰기의 비밀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파이퍼는 오랫동안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마흔 이후에 글쓰기를 시작해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는 '상대방이 깨달음을 얻고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서 심리치료와 글쓰기의 공통점을 찾는다. 심리치료든, 글쓰기든 성장과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공감'에 있다.

그가 생각하는 글쓰기는 '헤엄치며 나아가기'다. 흥미로운 풍경을 발견하고, 독창적으로 생각하며, 세심하게 묘사하는 것이 글쓰기의 비밀이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대명사를 사용할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퇴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답해준다. 저자는 "글쓰기는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듯한 이 세상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라고 답한다.

'대통령의 글쓰기' 스타 작가 강원국도 신작으로 돌아왔다. 김우중 대우 회장,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온 저자는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말을 잘해야 하고, 말을 잘하고 싶으면 글을 잘 써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바탕으로 글쓰는 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말을 못하는 사람은 없다. 잘하지 못해도 누구나 할 수는 있다"면서 "말을 '많이' 하면 책이 된다"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고로 글쓰기의 문턱을 넘는 비법은 일단 말로 읊어보고 그걸 받아 적는 것이다. 직장에서 겪은 이야기, 배우자와의 이야기, 반려동물과의 이야기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하나씩은 있으니, 누구나 작가도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일단 말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생각을 얻는다. 둘째, 생각이 정리된다. 셋째, 반응을 미리 알 수 있다. 넷째, 글의 호흡과 운율을 가늠할 수 있다. 다섯째, 하면 할수록 내용이 늘어난다. "이렇게 쓴 글은 꾸미기보다는 핵심으로 직입(直入)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책의 정신' 작가이자 편집기획자 강창래도 신작에서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르는 글쓰기 기술을 알려준다. 그는 "지난날의 원칙에 얽매여 있다면 글을 잘 쓰기는 어렵다. 삶의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에 맞춰 글쓰기 원칙 역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독을 하라, 말하는 것처럼 쓰라, 우리말로 쓰라, 형용사·부사를 줄여라, 잘 아는 것만 쓰라…. 이 같은 우리가 흔히 듣는 통념을 그는 '소문'이라 명하며 잘못된 정보를 하나하나 바로잡는다.

예를 들어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부사를 쓰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영어에서는 명사를 꾸미는 형용사가 중요하고, 한국어에서는 동사를 꾸미는 부사가 중요하다. 영어 소설이나 에세이에서 형용사를 빼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필요한 자리에 적절한 단어를 골라 쓰면 된다"면서 "어디에서나 통하는 절대 법칙은 없다"고 조언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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