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많은 한국문학, 영국 진출엔 불리… 인물들 대화 설득력 있는 번역 중요해”

글·사진 정원식 기자

한국 찾은 영국 출판인들, 번역가들에게 조언

영국 출판사의 대표, 편집장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국내 번역가들을 만났다.

영국 출판인들은 한국이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주한 영국문화원과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29일까지 한국문학 출판사 편집장, 국내 번역가, 저작권 에이전트 등 국내 출판인들과 만나 한국문학의 영국 시장 진출 전략, 영국 출판시장 현황, 교류 증진 방안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날 오후 5시 한국문학번역원 1층 도서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된 한국 번역가들과의 좌담에는 하퍼콜린스 계열사 블루도어의 로라 디콘 편집장, 맥밀란 계열사 맨틀의 마리아 레즈트 대표, 맥클리호스 프레스의 폴 앵글스 편집장, 콤마 프레스의 케이티 슬레이드 편집장, 앤드아더스토리스의 스테판 토블러 대표, 푸쉬킨 프레스의 대니얼 세턴 편집장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문학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는 김소라, 조윤나, 유진 월터, 제이미 챙이 참여했다.

26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김소라 번역가, 폴 앵글스 편집장(맥클리호스 프레스), 로라 디콘 편집장(블루도어), 마리아 레즈트 대표(맨틀·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가 대화를 하고 있다.

26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김소라 번역가, 폴 앵글스 편집장(맥클리호스 프레스), 로라 디콘 편집장(블루도어), 마리아 레즈트 대표(맨틀·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가 대화를 하고 있다.

영국 출판인들과 한국 번역가들은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와 작품, 한국문학을 영어로 번역할 때 유의해야 할 부분, 영국 출판시장 상황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문학은 전통적으로 장편보다는 단편이 강한데 이 점은 한국문학의 영국 시장 진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소라 번역가는 “한국문학에는 단편이 많은데 외국 출판사들은 장편소설을 찾는 경향이 강해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에 이정명 작가의 <별을 스치는 바람> 영문판을 출간할 예정인 마리아 레즈트 대표도 여기에 동의했다.

영국 출판인들은 한국문학 출판 가능성을 타진하는 첫 관문인 샘플 번역에서는 완역보다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라 디콘 편집장은 “급하게 만들어진 완역보다 단 10쪽이라도 완성도 높은 샘플 번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아 레즈트 대표는 “그중에서도 인물들의 대화를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번역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학에 대한 영국 출판계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영국 출판인들은 2011년 미국에서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을 출간해 좋은 반응을 얻은 신경숙 작가는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그에 버금가는 대중적 인지도를 지닌 공지영 작가의 이름은 낯설어했다. 스테판 토블러 대표는 “공지영 작가의 위상이 한국에서 어느 정도냐”고 물은 뒤 노트에 공 작가의 영문 철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번역 경력 7년이라는 제이미 챙은 “소속 출판사의 성격에 따라 단편·장편·과학소설 등 관심사가 다르긴 하지만 한국문학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정보만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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