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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1903년에 지어진 투르쿠 시티 도서관을 개조한 구관, 투르쿠 시티 도서관 신관, 독특한 모양의 안락한 의자가 있는 도서관 내부, 은은한 조명으로 장식된 도서관 내부.
 (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1903년에 지어진 투르쿠 시티 도서관을 개조한 구관, 투르쿠 시티 도서관 신관, 독특한 모양의 안락한 의자가 있는 도서관 내부, 은은한 조명으로 장식된 도서관 내부.
ⓒ 임선현/Turun kaupunginkirja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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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lways imagined that Paradise will be a kind of library."

해리포터를 쓴 조앤 K. 롤링이 한 말이다. 천국이 도서관의 한 종류? 한때 피식 웃고 넘겼던 이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공감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그날은, 지난해 11월 핀란드의 투르쿠 시티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였다.

지난해 8월, 난 교환학생으로 핀란드에 갔었고 6개월 정도 그곳에 머물렀다. 투르쿠는 수도 헬싱키, 공업 도시 탐페레에 이어 핀란드의 제 3의 도시다. 제 3의 도시지만, 인구밀도가 낮고 크기 또한 작기 때문에 반나절이면 도시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다.

투르쿠 대성당에서 아우라 강을 끼고 쭉 걷다 보면 도시 중심에 도서관이 하나 있다. 해리포터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중세시대 분위기의 도서관 문을 열고 기웃거리다 보면 갑자기 밝은 빛이 흘러나오는 현대식 건물로 이어진다. 1903년에 지어진 오래된 도서관 건물을 허물지 않고, 신축된 도서관과 통로를 이어 다시 태어난 투르쿠 도서관은 도시만큼이나 복합적인 매력을 뽐낸다.

'디자인 강국 핀란드'라는 말은 도서관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화려함보단 깔끔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핀란드 디자인은 도서관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나무로 된 책장, 푸근한 소파, 흔들 의자, 은은한 조명 등 도서관의 섬세한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을 도서관에 오고 싶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머물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행사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행사
ⓒ Turun kaupunginkirja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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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동 도서 코너는 놀이터를 방불케 한다. 투르쿠 도서관에선 엄마와 아이들이 편히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동 도서 코너에 놓인 널따란 소파가 한 몫 한다. 집안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도서관은 핀란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거리낌 없이 드나들도록 만든다. 또한 책의 종류에 따라, 나뉜 공간마다 카펫 색을 달리해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찾기 쉽도록 만들었다. 국제학력평가 PISA에서 핀란드가 1위를 하게 된 원인을 살펴본다면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의 배려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노인들의 도서관 이용률도 눈에 띈다. 실제로 투르쿠 시티 도서관을 방문한 사람들은 서가에 앉아 신문을 읽는 수많은 노인들을 보고 적잖이 놀란다고 한다. 이는 노인들의 신체반경을 고려해 입구와 가까운 1층에 노인들을 위한 구역을 만든 도서관의 섬세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르쿠 도서관은 공연, 토론, 북 세미나 등을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의 장도 자주 마련한다. 도서관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책과 관련한 행사뿐만 아니라, 음반 코너가 있는 도서관 2층에선 음악회도 종종 열린다. 또한 연령대별로 특화된 행사를 통해 유아에서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이러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도서관 1층에서 이어지는 카페는 책을 읽다 언제든지 들를 수 있다. 투르쿠 시민들에게 도서관은 책을 읽는 기능적인 도서관이 아니라 삶 자체였다.

1층 신문코너엔 노인들이 많이 있다.
 1층 신문코너엔 노인들이 많이 있다.
ⓒ 임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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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쿠 도서관 내부의 전체적인 모습
 투르쿠 도서관 내부의 전체적인 모습
ⓒ Turun kaupunginkirja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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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핀란드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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