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6학년 대상 방영 예고… 시민단체 “독서마저 경쟁 몰아”
KBS가 9월 방영 예정인 <어린이 독서왕>을 폐지하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어린이 독서왕>의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15일 발표했다. 성명서는 “독서를 시험처럼 평가하고, 선정 도서만 읽게 해서 어린이 독서환경을 파괴하고 독서문화를 황폐화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어린이 독서왕>은 KBS가 주최하고 KBS한국어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책 40권을 선정해 초등 3~6학년을 대상으로 독서 능력평가시험을 보게 한 뒤, 이 시험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독서골든벨 대회에 참가해 독서왕이 되는 형식이다. 각 시·도교육청이 이 프로그램을 후원한다.
시민연대는 “공영방송인 KBS와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진 교육청이 나서서 독서마저 시험과 경쟁으로 몰아넣는 반교육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 독서왕>의 방영 계획이 발표되자, 출판계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책의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어린이 독서왕 선정도서’ 타이틀을 단 책들이 예상문제집을 부록으로 실어 재출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출판인회의, 전국국어교사모임 등 출판·교육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