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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기 때문에 돕고 나누는 공동체 가능하죠"

송고시간2013-04-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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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부 돌파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
(서울=연합뉴스)아동문학 사상 처음으로 200만 부를 돌파한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50) 작가. 2013.4.16 << 문화부 기사 참조, 창비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사회적 가난은 퇴치되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난하기 때문에 서로 돕고 나누는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의 불평등 속에서 '나'를 잊지 않고 사는 방법은 개인적인 성공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삶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김중미(50) 작가의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아동문학 사상 처음으로 200만 부를 돌파했다.

권정생의 '몽실 언니'와 '강아지 똥', 황선미의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이 100만 부 넘게 팔려나갔지만 200만 부를 돌파한 것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처음이다.

"200만부가 되었다는 게 놀랍고 부담스럽다"는 작가는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0만부 돌파라는 것이 저한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작가로서 책임이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가난한 달동네를 무대로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4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으로 2000년 처음 출간된 후 10년이 넘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작가는 '희망'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가난한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단지 '이렇게 불쌍한 아이들이 있다. 동정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가난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연대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이 드러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는 1987년부터 인천 만석동에서 '기차길옆작은학교'라는 공부방을 꾸려왔으며 강화로 터전을 옮긴 뒤에도 인천과 강화를 오가며 공부방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가난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구조적인 사회문제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 등을 아이들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다"는 작가는 책을 집필한 1999년과 지금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책을 쓴 시기는 외환위기가 끝난 뒤 1999년의 가을이었습니다. 그 시기 이후로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화가 가속화되었고 중산층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근대화 초기의 절대적 빈곤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고, 사회적 불평등도 더 심해졌습니다. 게다가 아동, 청소년들은 학교 안에서조차 살인적인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이야기가 지금도 사랑을 받는 것은 지금 여기를 사는 아동청소년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습만화 등에 밀려 아동문학이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단지 학습만화와 실용적인 교육용 책들이 쏟아져나와 문학이 외면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문학을 접할 기회조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초등학생들의 여가조차 점령했습니다. 왜곡된 도서의 유통구조도 문제이고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아동기 때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여야 하고, 입시위주의 교육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 강정 마을 이야기인 '너영 나영 구럼비에서 놀자'를 어린이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 중인 작가는 "공부방 아이들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칙칙폭폭 인형극단의 '도깨비 삼형제' 이야기를 인형극 그림책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책으로는 농촌이 배경이 된 장편소설을 펴낼 계획이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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