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창간 ‘봇물’

한윤정 기자

다양한 담론 생산 통해 침체된 문학에 활력 취지

최근 문예지 창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담론 생산을 통해 침체된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탈문단, 탈권위, 탈장르, 탈국경 등 개방과 소통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가톨릭문인회(회장 김종철)는 무크지 ‘한국가톨릭문학’(문학수첩) 창간호를 발행했다. 시인이자 문학수첩 발행인인 김종철 회장은 “국내 유일의 영성문학 전문지”라며 “가난과 자연재해 등 세상의 어둠으로 인해 절망하고 고통 받는 대중에게 사랑과 희망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가톨릭문인회는 김남조 홍윤숙 구중서 최인호 김주영 오정희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등의 문인들로 구성돼 있다. 창간호 편집위원은 김형영·장순금 시인, 소설가 오정희씨, 아동문학가 김원석씨가 맡았다. 창간호 특집인 ‘한국문학과 영성문학’에서 필자들은 “영성문학이 우리의 존재와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구중서), “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영성문학이 발전해야 한다”(유성호) 등의 주장을 폈다.

문예지  창간 ‘봇물’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비서구지역의 문학작품과 비평을 모은 반연간 문예지 ‘바리마’(국학자료원)도 지난달 창간됐다. 잡지의 이름은 우리말 바리데기에서 ‘바리’를, 바리데기에 상응하는 아프리카어 ‘상고마’에서 ‘마’를 따와 만들었다. 해원과 상생의 우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영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편집위원은 고명철 광운대 교수, 고인환·백용성 경희대 교수, 이석호 아프리카문학연구소장, 정구형 국학자료원 대표, 조혜진 고려대 교수 등이다. 편집위원들은 창간사에서 “맹목적으로 서구의 가치들을 추종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넘어서려고 한다”며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창조적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섭취함으로써 새로운 탈근대의 지평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창간호 특집 ‘새로운 세계문학을 찾아서’에서는 아프리카 가나의 시인이자 국립 가나대 교수인 코피 아니도호의 글 ‘아프리카의 탈식민주의 관점으로 세계문학을 다시 생각하기’와 아르헨티나 소설가 루이사 발렌수엘라의 글 ‘픽션랜드로의 여행’을 소개했다.

계간문예지 ‘인간과 문학’, 시전문 계간지 ‘포지션’, 소설전문 계간지 ‘소설문학’도 봄 창간호를 냈다. 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가 발행하는 ‘인간과 문학’은 “보통사람의 문학, 마음을 만지는 문학, 같이 가는 문학”을 표방하면서 “문학의 위기를 초래한 인터넷 문화, 영상매체 등의 영역을 끌어들여 통섭의 문학이 되도록 편집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인 차주일씨가 발행하는 ‘포지션’은 ‘문학적 수월성’을 최우선 가치로 들었다. 차씨는 “모호한 감정을 공동유대가 넓은 감정으로 구상화해나가는 나라가 문학 선진국일 것”이라며 “문예지의 권력화를 지양하고 진심으로 창작된 자성 높은 작품을 파급하여 우리의 감춰진 감정을 발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출판사 북인이 발행하는 ‘소설문학’은 지방문인 발굴, 청탁 대신 투고 및 추천을 내세운 게 특징이다.

한편 60호를 맞는 계간 ‘21세기문학’ 봄호도 주간으로 소설가 박형서씨를 영입하고 혁신호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 잡지는 충실한 신작 발표지면, 상업적 의도가 배제된 작가특집, 문단에서 금기시된 비평에 대한 비평을 혁신의 특징으로 내세웠다. 또 ‘한국의 문학현실과 문예지의 역할’을 주제로 한 특집 좌담을 마련해 소설가 권여선씨, 시인 심보선·신용목씨, 평론가 정홍수씨의 의견을 실었다. 이 좌담에서 권여선씨는 “(용산참사, 4대강 개발 및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계기로) 문예지를 통해 문학과 정치성에 대한 담론이 줄기차게 제기됐으나 다양하게 확산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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