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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外

김기범 기자

평화란 모든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
평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존 폴 레더라크 지음·김동진 옮김 | 후마니타스 | 288쪽 | 1만5000원

미국 노트르담대 평화학 교수인 저자는 ‘평화 구축’ 이론을 발전시켜온 대표적 학자이면서, 소말리아·필리핀 등 세계 5대륙 25개국에서 30년 가까이 평화 구축에 참여해온 실천가이기도 하다. 본래 ‘평화 구축’이라는 용어는 1992년 유엔 사무총장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가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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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조성’이 분쟁지역에서 폭력행위를 종식시키는 활동을, ‘평화 유지’가 그 상황을 유지시키는 활동을 뜻한다면 ‘평화 구축’은 폭력 재발의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전략 및 제반 활동을 뜻한다. 이는 분쟁지역에서 유엔이 떠나면 다시 유혈사태가 반복되는 비극을 막고자 나온 대안이었다. 저자는 갈리의 정의를 넘어 ‘평화 구축’이란 고위층에서 이뤄지는 휴전이나 평화조약 이전에 갈등지역 속에 사는 모든 일반 사람들 사이에 평화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반도 평화 구축에 남북 사람들의 관계맺음보다는 관련국과의 관계만을 우선으로 여기는 현실을 되짚어보게 한다.

위기의 자본주의 시대에 주는 교훈
마그나카르타 선언…피터 라인보우 지음·정남영 옮김 | 갈무리 | 432쪽 | 2만3000원

1215년 영국 존 왕의 폭정에 견디지 못한 귀족들은 런던 시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왕과 대결해 승리한 뒤 63개의 조항을 지킬 것을 약속받는다. 이 마그나카르타, 즉 ‘대헌장’의 작성은 왕의 절대적 지위가 끝났음을 뜻한다. 대헌장은 인신보호, 고문 금지, 배심재판 등 현대 민주주의 사법체계의 근간이 되는 원칙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처럼 기본권을 보장한 마그나카르타 외에 경제권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헌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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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년 마그나카르타의 삼림법 관련 조항들이 바로 ‘삼림헌장’으로 확대돼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헌장은 그 시기 민중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숲’을 자유롭게 이용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통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대헌장과 짝을 이뤘던 삼림헌장은 이후 사유재산권 보장을 토대로 발전해가는 자본주의에 의해 잊혀지게 된다. 삼림헌장을 부활시키는 과정은 자본주의의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도 영감을 준다.

황경상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시리아 관련 보도들의 왜곡 등 눈길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40년사…구니에다 마사키 지음·이용빈 옮김 | 한울아카데미 | 281쪽 | 2만원

시리아 사태가 1년6개월째에 접어들고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선 상황이지만 시리아 사태의 배경과 진행상황 전체를 조망하게 해주는 분석은 나와 있지 않다.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전직 일본 외교관 구니에다 마사키가 쓴 이 책은 시리아의 역사, 특히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의 세습정권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 서구 언론은 물론 한국 매체들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도해온 시리아 반정부세력이나 알자지라 방송 등의 주장들이 근거가 없거나 왜곡된 내용임을 파헤친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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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나 시리아 사태를 보도록 하는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정부세력의 활동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선으로 점검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아사드 정권이 발표하는 내용들에는 별다른 의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저자의 한계로 보인다. 크든 작든 반정부세력과 정부 측 모두에게 잘못이 있음에도 반정부세력에게만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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