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에 영혼도서관 만들 것”

“누구나 ‘영혼 도서관’에 등록만 하면 자서전 쓰는 법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배운 뒤 죽을 때까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수십 년이 흘러 죽게 될 때 ‘출판부’가 정리해 자서전을 출간한 뒤 ‘영혼 도서관’ 서가에 꽂게 됩니다.”

이기웅(72·열화당 대표)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29일 ‘2012 베이징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중국국제전람센터 신관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세계 최초의 출판 클러스터인 파주 출판도시에 향후 1~2년 안에 영혼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자서전 쓰는 순간부터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참회하며, 정진해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며 “자기 자랑을 늘어놓은 자서전이 아닌 자기 반성과 인생에 대한 성찰이 담긴 한 권의 책으로 살아온 인생을 정리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출판도시를 기획하고 탄생시킨 주역인 이 이사장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제2, 제3의 출판도시의 건설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이 이사장은 중국국제전람센터에 아랍의 대표적인 문화상인 ‘세이크 자이드 도서상’을 수상한 바 있는 파주출판도시 홍보관을 마련하고 ‘출판 메카’로 떠오른 파주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장사만을 위해 책을 마구 찍어내거나 팔리지 않은 책을 강제 유통시켜선 안된다”며 “도서전시장은 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책은 모든 문화의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문화를 보존하고 전파하는 문화재급 기능을 하는 장르가 출판입니다. ‘책은 숲을 죽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책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습니다.”

그는 꼭 찍어야 할 좋은 책을 만들고 내놓으면 멀쩡한 나무를 죽이는 환경파괴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존재케 하는 소중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베이징국제도서전은 29일부터 9월2일까지 열리고 있다.

베이징 =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