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도서관과 관련한 감동의 책들

백승찬 기자

도서관의 역할, 도서관을 일군 사람들에 대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 많다.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박영숙·알마)의 저자는 2000년 문을 연 느티나무 어린이도서관 관장이다.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흐름이지만, 저자는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려고 들인 노력과 시간이 오히려 아이에게서 책을 빼앗고 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책 읽기를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선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책과 함께 만남을, 일상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도구로서의 독서가 아닌, 삶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독서를 강조한다.

<히말라야 도서관>(존 우드·세종서적)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고위 임원이 자선사업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았다.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는 휴가차 네팔 트레킹에 나섰다가 열악한 학교 시설에 충격을 받는다. 책이라고는 등산객이 버린 성인소설 정도밖에 없고, 그나마 캐비닛에 잠가 보관하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높은 연봉을 뒤로 하고 사표를 낸다. 이후 10년간 그는 네팔, 인도, 베트남 등에 200여개의 학교, 3000여곳의 도서관을 지었다. 아이들에게 책은 물, 음식만큼 중요하다는 주장을 전한다.

<미래는 만드는 도서관>(스가야 아키코·지식여행)은 뉴욕공공도서관의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 시대 도서관의 역할을 살핀다. 그곳에는 방과후 아이들의 숙제를 돕는 전문가가 있고, 작가에게 집필실을 제공하며, 구직자를 위한 이력서 첨삭과 면접 강좌도 있다. 이것은 “도서관의 진화”다. 도서관은 가장 문턱 낮은 시민의 대학이자, 지적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유럽도서관에서 길을 묻다>(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우리교육)에서는 학교 도서관을 일궈온 교사들이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꿈을 현실화한 유럽 도서관의 문화를 살핀다. 교사들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의 도서관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학생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서의 인력구조,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독서 문화 등을 발견했다. 교사들은 유럽의 도서관 문화에 주눅들고 부러워하면서도, 한국 교육과 도서관의 현실도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밤의 도서관>(알베르토 망구엘·세종서적)은 도서관의 역사와 철학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써나간 책이다. 망구엘은 10대 후반 한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고, 이후 시력을 잃어가는 보르헤스에게 4년간 책 읽어주는 일을 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독서에 더욱 빠져든 망구엘은 60대에 접어든 뒤 프랑스 시골에 정착해 자신만의 도서관을 짓는다. 신화, 정리, 공간, 힘, 그림자 등 도서관에 연상되는 말들을 통해 도서관의 역사와 일화를 풀어나간다. 불타버린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실크로드 순례자들의 손에 의해 우연히 만들어진 중국의 모가오 굴 서고, 책이 담긴 자루를 나귀에 싣고 밀림, 산간 오지를 찾는 콜롬비아의 이동 도서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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