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피해자 또 사망...올 해만 네번 째

13년간 재생불량성빈혈 투병 윤 모씨...2일 오후 9시 38분 경 타계

또 한명의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다.

삼성전자 LCD 천안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재생불량성빈혈을 얻은 윤모(31) 씨가 2일 오후 9시 58분 경 타계했다.

이로써 지난 5월 7일, 이윤정 씨의 사망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 한 명의 피해자가 목숨을 잃게 됐다. 올 해에만 벌써 네 번째 삼성 직업병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윤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인 1999년 6월 7일, 삼성전자 LCD 천안사업장에 입사했다. 입사 후 윤 씨는 스크럽 공정에서 검은색 유리재질의 LCD 판넬을 자르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근무를 시작한 지 만 5개월만인 그 해 11월 말, 근무도중 쓰러져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다. 발병 당시 만 18세였으며, 발병 직후인 1999년 12월 퇴사했다. 윤 씨는 입사 당시 회사 측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도 혈액검사가 정상이었으며, 집안에 관련질환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윤 씨가 근무했던 스크럽공정은 교실 두 개 정도의 방 크기에 앞 공정과 연결된 커다란 기계 2대에 여성 작업자 3명이 3조 3교대로 근무하는 형태였다. 주로 잘라진 판넬에서 크랙이 있는지 육안으로 검사하고, 완전히 잘리지 않는 판넬을 손으로 조각내어 자르는 일을 했다. 또한 다음 공정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판넬을 옆에 쌓아두거나, 설비가 다운되는 경우에는 기계부품(휠)을 직접 교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윤 씨는 바로 앞 공정에서 시큼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독한 화학물질을 LCD 판넬에 바르면 스크럽 공정에서 판넬을 자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며 “앞공정과 스크럽공정은 칸막이는 돼 있으나 출입문은 열려있어 수시로 들락거렸고, 앞공정과 스크럽공정은 기계가 이어져 있어 자동으로 자재가 도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반올림은 “특히 윤 씨는 면장갑만 끼고 근무했으며, 검은색 유리판넬을 자르는 과정에서 미세한 유리가루가 날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발병 이후 13년 째 수혈에 의존해 살아왔던 윤씨는, 지난 5월부터 상태가 악화돼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혈소판 수치가 낮아 수술이 어려운 상황에서, 골수이식 조차 맞는 골수가 없었고 경제적 형편 역시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와 모친 모두 기초생활 수급권자로 월 40만 원 씩의 생계가 전부였다.

결국 윤 씨는 최근 2주간 몸 상태가 악화돼 왔으며, 2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윤 씨의 빈소는 전북 군산의 월명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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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지나가다가

    故 윤슬기씨 의 명복을 빕니다,, 삼성 은 죽음으로 내모는 LCD공정을 폐쇄하라,,

  • 김성환

    은파장례식장이 아니라 월명장례식장입니다,

    1층 특 의전실

  • 수정요청

    빈소가 은파장례식장이 아니고 월명장례식장이라고 합니다

  • 생산직 무서워서 못가요!

    이놈의 삼성 LCD 공정쪽은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니원 故 윤슬기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 생산직 무서워서 못가요!

    이놈의 삼성 LCD 공정쪽은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니원 故 윤슬기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