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징악을 강조한 동화 ‘신데렐라’는 사실 미모를 이용한 신분 상승이란 부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의 <동화독법>은 신데렐라가 중세~근대 짓밟히고 힘없는 민중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17세기 샤를 페로 판본에서 나약하게 묘사된 신데렐라가 프랑스혁명 뒤인 19세기 그림 형제 판본에서 강건하게 진화한 것도 민중의 상징임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동서양 동화와 그 주인공들을 역사적·현실적 맥락으로 새롭게 읽어낸다. ‘토끼전’에서 죽을병에 걸리자 3천 궁녀를 두고 떠나야 하는 신세를 한탄하는 한심한 동해 왕은 조선 국왕을 풍자한다는 식이다. 톨스토이가 러시아 민담을 더욱 사랑한 것도 단순한 듯 깊이 있는 동화·우화·민담류의 매력 때문이라고 한다. /이봄·2만원.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