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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플랜에서 펴낸 <동네서점이 사랑한 책들>에는 전국 동네서점 10곳에서 추천한 104권의 책이 담겨있다.
 퍼니플랜에서 펴낸 <동네서점이 사랑한 책들>에는 전국 동네서점 10곳에서 추천한 104권의 책이 담겨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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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선보인 신간은 4만5213종에 이른다(대한출판문화협회 납본 통계, 2015년 기준). 매일 새 책이 123종꼴로 쏟아진 셈이다. 그나마 책방지기 눈에 들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다면 운이 좋은 편이다. 상당수는 서가에 방치되다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러니 여기 실린 책들은 운이 좋다 할 수밖에. 전국 동네서점 책방지기들이 추천하는 책 104권이 담긴 <동네서점이 사랑한 책들>(퍼니플랜. 2016.11.11. 256쪽. 9900원)에 실린 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1년 전 전국 동네서점 온라인 지도를 만들었던 퍼니플랜에서 펴낸 세 번째 책이다(관련기사: 대형서점은 없다... 누리꾼 '동네서점 지도' 만들기).

동네서점 책방지기들은 왜 '베스트셀러'를 추천하지 않을까

서울 오! 나의 책방과 프레드릭, 프레센트.14, 수원 경기서적 호매실점, 성남 그림책문화공간 NORi, 대전 도어북스, 청주 우리문고, 경남 진주문고, 포항 달팽이책방, 순천 책방 심다 등 10개 서점 책방지기들이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네이버 포스트 '주간동네서점'에 추천한 책들을 소개한다. 

저마다 개성 있는 책 사진과 함께 한 쪽 남짓 짤막한 책 소개 글이 담겼다. 104권 가운데 그나마 낯익은 책은 김범준 교수의 <세상물정의 물리학>이나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 정도고, 나머지는 대형서점 진열대에서 보기 어려운 책들이다. 대형서점에서 아예 취급하지 않는 독립출판 책들도 많다.

책 추천 사연도 다양하다. 청주 우리문고 김대선씨는 사랑하는 아빠를 위한 정년퇴직 선물을 찾는 독자에게 <아버지의 이메일>(홍재희, 바다문고)을 추천했다. 독립영화 감독인 홍재희씨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받은 수십 통의 이메일과 흑백 사진을 엮은 전기 같은 책이다.

포항 달팽이책방 김미현씨는 소규모, 자가 출판한 독립출판 책들을 주로 골랐다. <다시, 봄>은 그림 작가들이 모인 '수상한 작업실'에서 세월호를 주제로 그린 그림들이, <꿈수집가>는 제목 그대로 고성배씨가 인터뷰한 45명의 꿈 이야기가 담겨있다.

서울 성동구 오! 나의 책방 JJ씨는 매일 왕복 3시간씩 통근하는 딸을 둔 어머니에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메트로>(카렌 메랑 씀. 김도연 옮김. 달콤한책)를 선물했다. 공교롭게 이 책 주인공 마야도 통근시간이 3시간이지만 매일 전철에서 지루하지 않게 보내지 않는 방법들을 담았다.

동네서점은 이렇듯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방지기와 독자가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수십만, 수백만 권씩 팔리는 베스트셀러보다 독자에게 맞는 책이 더 좋은 책이다.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보다 광고비를 많이 낸 책을 진열하기 바쁜 대형서점에선 찾기 어려운 풍경이기도 하다.

동네서점이 늘어날수록 독자들은 더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지만, 대형서점이 늘어나면 독자들이 접하는 책은 점점 획일화될 수 있다. 안타깝지만 '동네서점이 사랑한 책들'처럼 작은 서점들의 존재를 알리는 책들조차 대형서점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동네서점이 사랑한 책들 - 전국의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선물하고 싶은 책 104

10개 동네서점과 퍼니플랜 지음, 퍼니플랜(2016)


태그:#서점에서발견한책들, #동네서점, #독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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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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