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예술가 지원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시민청 태평홀에서 ‘블랙리스트의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문화재단 ‘예술공감’ 토론회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작가나 작품을 서울시가 알아보고 지원하겠다”며 “예술인들이 보조금 없이도 창작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까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예술인들이 취약계층이라 표현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라는 것도 결국 예술가들의 어려운 삶과 죽음들이 연계해 나온 것”이라며 “자유로운 영혼들의 활동이 늘어나고 확산될수록 우리사회가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사회를 봤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 블랙리스트에 오른 노순택 사진작가, 한창훈 소설가, 김미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연극평론가), 신현식 앙상블 시나위 대표 등 6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정부의 문화예술 검열·통제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다. 연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가 정부의 압력 탓에 망가져 가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내가 이러려고 감독을 했나 싶다”고 말했다. 노 작가는 “블랙리스트를 한국말로 바꾸면 ‘돈 주면 안 되는 애들’”이라며 “돈줄을 조이고 풀면 예술가들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지원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연 감독은 “독립영화 분야에서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는 실제로 효과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시 소속인 서울영상위원회가 부산시 독립영화 제작지원과 비교하면 인구 대비 지원금이 적다. 확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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