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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여의도 입성후 첫 시집…"세월호로 시대의 모순 느꼈다"(종합)

송고시간2016-10-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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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바다' 출간…"참사 후 보니 예전의 바다가 아니더라"

"나는 원래 현실참여적 시인…순수한 사람이 현실 참여하는 것"


'사월 바다' 출간…"참사 후 보니 예전의 바다가 아니더라"
"나는 원래 현실참여적 시인…순수한 사람이 현실 참여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임형섭 기자 = "세월호 참사 이후 4월도 옛날의 4월이 아니고, 바다도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더라."

더불어민주당 재선인 도종환 의원이 18일 여의도 입성 후 5년만에 첫 시집인 '사월 바다'(창비)를 펴냈다. 신작 시집으로는 2011년 여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이후 5년 만이다.

시집 이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듯 이번 시집은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했다.

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우리 시대의 총체적 모순이 집약된 모습을 봤다"며 "우리 세대의 젊은 날은 5월 광주를 기점으로 나뉘었다면, 이제는 2014년 4월 16일이 하나의 기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 의원은 이어 "우리가 광주의 상처를 끌어안고 젊은 날을 보낸 것처럼 이제는 세월호 참사가 남긴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넘어서는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종환, 여의도 입성후 첫 시집…"세월호로 시대의 모순 느꼈다"(종합) - 1

도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면서 '근조'라고 쓰인 화분을 받기도 했다지만, 시인은 여전히 시를 쓰며 정치판의 아귀다툼으로 피폐해진 심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듯하다. 시를 통해 싸움터에서 버틸 힘을 얻기도 한다.

"병들어 이틀을 고요히 굶었습니다/고맙습니다 안해본 일 하느라/몸의 근육들이 곤두서고 남을 자주 미워하곤 하는데/가끔 이렇게 멈춰 세워주시고/비울 수 있게 해주셔서" ('뻐꾸기 소리' 중)

"고함과 거친 욕설과 몰염치와/적반하장을 앞에 두고/낭창낭창하게 휘어질 때까지/숨을 끌어들여 정지 위에 올려놓는다/그렇게 쏜 화살이 탄력 있게 날아간다/싸움도 그렇게 해야 이긴다/탄력의 힘/그게 정치력이다" ('탄력' 중)

사별한 아내를 그리며 쓴 시 '접시꽃 당신'이 대표작으로 알려진 데서 보듯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시인은 여리고 서정적인 이미지였다. 그러나 이번 시집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적개심과 사악함이 도처에 출몰하는 견탁의 세상에 산다"('서유기 3')며 볼품없는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내보인다. 2012년 타계한 김근태 전 의원의 추모시도 실었다.

도 의원은 "나는 원래부터 현실 참여적 시인이었다"며 "가장 순수한 사람이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하게 된다. 이해관계를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현실에서 거리를 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정치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시를 쓰느냐고 묻지만, 노동자 중에도, 의사 중에도, 대학교수 중에도 시를 쓰는 사람들은 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시를 쓰겠다"고 말했다.

도종환, 여의도 입성후 첫 시집…"세월호로 시대의 모순 느꼈다"(종합) - 2

발문을 쓴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그런 가운데서도 '겨울 저녁'을 보면 시인이 꾸준히 서정시를 써내는 비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전투에서 돌아와 다시 그 끔찍한 싸움터로 나서기 직전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그 어름이 시인-정치가 도종환의 서정시가 탄생하는 묘처"라는 것이다.

"대숲을 흔들던 바람이 산을 넘어간 뒤/숲에는 바람 소리도 흔적 없고/상심한 짐승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지 여러날/그동안 너무 뜨거웠으므로/딱딱한 찻잎을 눅이며 천천히 열기를 낮추는 다기처럼/나도 몸을 눅이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겨울 저녁' 중)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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