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퇴행의 시대, 다시 되새기는 ‘함석헌’

정원식 기자

그의 사상 담은 선집 3권 출간…3차례 강연회도

민주주의 퇴행의 시대, 다시 되새기는 ‘함석헌’

동서고금을 넘나든 한국의 대표적 사상가인 함석헌(1901~1989) 사상의 정수를 가려 묶은 ‘함석헌 선집’(한길사·사진)이 전3권으로 출간됐다.

선집에는 함석헌의 글 94편, 시 11편이 담겼다. 1권 <씨알의 소리>는 주로 종교·철학·역사 분야의 주제를 다룬 글들이다. 2권 <들사람 얼>에는 민중·민족·국가·세계·생명·전체를 열쇳말로 하는 그의 역사논설과 정치평론, 철학논고가 실렸다. 3권 <인간혁명>은 변혁을 주제로 한 글이 중심이다. 선집에는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철학), 윤영천 인하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김민웅 경희대 교수(정치학·신학)의 해제가 붙어 있다.

출판사 한길사는 1980년대 후반 ‘함석헌전집’(20권)과 2000년대 후반 ‘함석헌저작집’(30권)을 출간했으나 모두 절판된 상태여서 함석헌학회가 이번 선집을 주도했다. 초대 학회장을 지낸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27일 “함석헌은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탁월한 사상가인데도 잊혀지고 있다”며 “이번 선집이 그의 사상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석헌은 한국 사상사·철학사에서 독창적이고 대체불가능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적이고 직관적인 문체 탓에 지금의 젊은 세대가 읽기에는 까다롭다는 평가도 있다. 윤영천 교수는 “함석헌은 현실 정치평론가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며 “민주주의 퇴행의 시대를 사는 지금 세대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웅 교수는 ‘지금 왜 함석헌인가’에 대해 “함석헌은 역사의 엄청난 격변 속에서 정신의 우물을 길어올렸다는 게 가장 놀라운 점”이라며 “동양사상과 서양과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서양철학의 전위적 흐름을 이미 오래전에 선취했다”고 말했다.

함석헌학회와 한길사는 선집 출간을 계기로 함석헌 사상의 대중화에 나설 예정이다. 김영호 교수는 그 첫걸음으로 다음달 13일, 20일, 27일 서울시 가톨릭청년회관에서 ‘함석헌 사상으로 그려보는 새 문명의 청사진’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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